성균관은 지난해 11월28일 제1차 중앙종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종헌 개정안’과 ‘제규정안(개정 11건, 삭제 4건, 신규제정 3건)’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하지만 당시 상정된 안건들은 위원들에게 사전에 공지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고, 의결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채 다음 중앙종무회의를 조속히 개최해 보완하겠다는 말만으로 흐지부지 넘어갔다. 그런데 성균관 총무처는 회의가 끝난 후 마치 제규정(안)이 모두 통과된 것처럼 ‘성균관 종헌·제규정’이라는 제목의 책자를 만들어 배포했고, 올해 3월20일 열린 다음 중앙종무회의에서는 ‘종헌개정안’과 ‘향교·학당 복원, 신설에 관한 규정 개정(안)’만 제출했다. 제출되지 않은 ‘제규정(안)’ 중에는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규정들이 상당수 있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직원인사규정’은 문제의 심각성이 도를 넘고 있었다. 성균관에서는 그 동안 성균관 총무처장을 성균관 직원으로 명시해 왔고 70세 정년이 지켜져 왔다. 그 때문에 총무처장이 다른 직원들처럼 급여를 받은 것이고 임원에 속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성균관 총무처장이 제출한 개정안은 ‘직원인사규정’이 각 실·부장급 이하 직원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유교의 가르침은 한 마디로 말하면 ‘사람답게 사는 것’이고, ‘사람답게 사는 것’은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고 자기 소유가 아닌 것을 탐하지 않음’이다. 이를 위해서는 욕망으로 인해 벽을 뚫고 담을 뛰어넘고(穿窬)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맹렬히 갈고 닦아야 한다. 이것이 도의(道義)의 기본이다. 맹자는 “사람이 남을 해치려고 하지 않는 마음을 채운다면 인(仁)을 이루 다 쓸 수 없을 것이며, 사람이 벽을 뚫고 담을 넘어가서 도둑질 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채운다면 의(義)를 이루 다 쓸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벽을 뚫고 담을 뛰어넘는 것’에는 ‘말해서는 안 될 때 말하는 것’, ‘말을 해야 할 때 말하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맹자는 이를 첨지(餂之)라고 했다. 첨지란 혓바닥으로 물건을 취한다는 뜻이다. 주자(朱子)는 이를 두고 “아첨하는 말을 잘함과 침묵을 지킴은 다 남에게서 물건을 탐취(探取)하려는 데 뜻이 있는 것이니 이 또한 천유(穿窬)의 종류이다”라고 했다. 일찍이 공자께서도 『시경』에 실린 “흰 구슬에 생긴 흠은 갈아 없앨 수 있지만 내 말에 묻은 티는 닦을 수도 없네(白圭之玷 尙可磨也
지난 3월27일 하루에 성균관 총회,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총회, 전국전교회의가 연이어 열렸다. 이날 대의원들은 먼 곳에서는 하루 전 혹은 새벽에 출발해 총회에 참석했다. 이런 대의원들이 얼굴이나 보고 점심 한 끼나 먹자고 총회에 참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뭔가를 기대하고 참석하면 언제나 탄식만 하며 돌아가야 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총회에 어렵게 참석한 대의원들은 상정된 안건에 대해 이미 서면으로 제출했으니 서면으로 의결하자는 말이 나오면 기가 막힐 뿐이다. 서면도 미리 보내지 않았는데 현장에서 처음 보는 걸 가지고 의결하자고 하니 그러면 뭐 하러 총회에 참석해 달라고 했느냐는 말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총회에 참석하면 늘 문제가 되는 것은 회의 진행방식이다. 성균관 「종헌」이나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헌장」 모두 의결을 ‘과반수 참석, 과반수 찬성’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지켜지는 경우는 없다. 총회에서 의장은 의안을 상정한 다음 동의를 물어보고 재청, 삼청으로 의결하고 만다. 동의를 ‘동의(同意)’로 착각해서 벌어지는 일인데, 회의 진행에서 쓰는 동의는 ‘동의(動議)’다. ‘동의(動議)’는 ‘네 생각과 같다’고 말할 때 쓰는 ‘동의
누군가 돈을 댈 테니 다른 집 제사에 자기가 정한 음식을 제사상에 올리라고 한다면. 게다가 그 음식이 상한 음식이라면. 그런데 그런 제안을 받아들여 그렇게 했다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지만 실제 그런 일이 성균관에서 벌어졌다. 지난해 8월9일 문화재청 차장이 성균관을 방문해 총무처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화재청 차장은 총무처장에게 석전에서 봉행하는 일무를 창작무로 밝혀진 ‘1980년 석전 일무’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총무처장은 문화재청 차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무를 바꾸겠다고 했다. 공개행사 지원금을 줄 테니 가짜 일무를 봉행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 총무처장은 임명된 지 3개월이 채 안 됐고 석전 일무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권한도 없고 자격도 없는 이가 석전의 일무를 바꾸겠다고 한 것인데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되자 성균관장이 결정한 일이라고 둘러댔다. 결국 추기석전에서는 창작무로 드러난 거짓 일무가 봉행됐고, 이는 모성지심(慕聖之心)의 부재(不在)와 유교 의례에 대한 무지(無知)가 빚어낸 참사였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해 추기석전을 앞두고 9월14일 열린 제9차 무형문화재위원회에서는 ‘1980년 석전 일무’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의 일무 원형 복원 방해가 도를 넘고 있다. 무형문화재과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일무 원형 논란의 본질을 왜곡하고 유림들을 모독했다. 무형문화재과의 이길배 과장은 ‘석전대제 일무 검증위원회’에서 “지금이 어느 때인데 중국 것인 명·청시대의 의식을 왜 고집하는가”라며 망언을 해 지탄을 받은 당사자이다. 지난해 9월14일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는 제9차 회의를 열고 ‘석전대제 일무 관련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안건으로 상정해 검토한 결과 ‘1980년 석전 일무’가 잘못됐다며 더 늦기 전에 바꿔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는 석전대제보존회가 2007년 8월 석전 일무의 원형을 복원해 개선된 일무의 심의를 문화재청에 공식 요청하고 별첨으로 21종의 심사 첨부자료를 보낸 지 11년만의 일이었다. 이처럼 ‘1980년 석전 일무’의 잘못을 바로잡고 거짓을 밝힐 수 있었던 데에는 성균관대 임학선 교수를 비롯한 일무 전문가들과 석전대제보존회 방동민 사무국장의 공로가 매우 컸다. 하지만 이길배 과장은 무형문화재위원회 제9차 회의의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은 채 과장 전결로 성균관과 (사)석전대제보존회에 무형문화재위원회의 회의 결과를 왜곡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 사용 비리 의혹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계속 논란이 일자 성균관 총무처에서는 사용 내역을 밝혀 공개키로 하고 이를 조사 정리한 바도 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개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12월14일 열린 유교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에서 다시 한 번 김영근 성균관장은 토지보상금이 어떻게 보관됐고 어디에 사용됐는지 한 점 의혹 없이 밝혀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보면 이 또한 시간만 보내고 흐지부지할 모양새다.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 사용 내역을 밝히는 문제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성균관 총무처에 보관된 관련 자료 몇 가지만 살펴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일이고 더군다나 지난해 전임 총무처장이 이미 조사해 정리해 놓은 사항이다.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 사용 비리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2013년 당시 총무처장이었던 김동대 씨가 차용하였다는 4억여 원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 어떤 절차를 거쳐 누구에게 얼마를 차용했고 갚았냐는 것이다. 김동대 씨가 무슨 권한으로 4억여 원이라는 거액을 차용하고 갚았는지도 의문이다. 김동대 씨는 2016년 5월 전국 총회 대의원들에게 보낸 성명서에서 “2013
12월14일 성균관에서는 유교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추진위 현황과 지방세 과세 문제가 보고됐으며,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 사용 내역에 관해 또 다시 논란이 벌어졌다. 현재 유교박물관 건립 부지에 대해서는 취득세 감면 취소로 인해 지방세(취득세) 48,736,980원이 부과됐고, 이에 대해 성균관에서는 서울시에 지방세 과세예고 통지 취소 요청 및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했으나 채택되지 않아 과세 금액 그대로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유교박물관 부지 매입 총 금액은 총 8억 2천만원으로 이 돈은 부관장 갹출 1억 2천만원, 고 박남호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전 회장 1억원, 최근덕 원임 관장이 성균관에 입금한 6억원으로 충당됐다. 유교박물관 건립 추진과 관련해 토지보상금이 문제가 된 것은 사업 추진 중 서울시 성북구가 시행하는 ‘북악산도시자연공원(정법사지구 조성사업)’에 유교박물관 부지 일부가 편입돼 협의기간(2014년 8월18일 ~10월1일)을 거쳐 11월에 5억 1천 6백만원이 보상비로 지급되면서부터다. 추진위 정관에서는 이 토지보상금을 성균관 총무처의 일반회계로 사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규정하고
성균관은 유교 종단이고 총무처장은 유교 성균관의 종무를 총괄하는 조직의 책임자이다. 그런 만큼 누구보다도 성현에 대한 신실(信實)한 믿음, 교리와 의례에 대한 지식, 공동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요구된다. 또한 성균관 총무처장이 성균관장처럼 선출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앉을 자리는 아니다. 아무리 성속(聖俗)의 구분이 없다고 해도 유림 경력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하고 유교에 대해서도 이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유림 경력도 없고 유교를 모르는 이가 성균관 총무처장으로 임명돼 물의를 빚고 있다. 여기에 격에 맞지 않는 언행으로 파문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총무처장의 자격 논란이 일자 당사자가 해명을 내놓았다. 아래의 글은 그 해명의 일부다. “유교에 대해 잘 모른다. 유교를 잘 모르는데 안다고 해야 하는가. 유교를 알고 모르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성균관을 위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가 총무처장의 자격을 따지는 잣대가 되어야 한다.” 유교 종단 성균관의 총무처장이 유교를 몰라도 된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유교를 알지도 못하는데 성균관을 위해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다는 건가. “앞으로 성균관은 바뀌어야 하고 종헌과 제규정, 사
성균관은 일반 사회단체나 기업이 아니다. 우리나라 7개 종단의 하나이다. 비록 다른 종교만큼 성속(聖俗)의 구분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종단 조직의 책임 있는 자리에는 최소한의 요구되는 자격이 있다. 유림 경력도 없고 유교를 모른다고 발언하는 사람이 성균관 총무처장의 지위에 오를 수는 없다. 그런 사람은 성균관 총무처장을 해서는 안 되고 유림들이 인정할 리도 없다. 그런데 성균관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유림 경력도 없고 유교를 모른다고 발언하는 사람이 유교 종단의 종무를 관장하는 총무처장으로 임명돼 물의를 빚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나를 건드리면 성균관을 해체시켜 버리겠다”는 망언까지 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발언이다. 불경하게도 이런 사람이 석전 봉행을 준비했으니 석전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모성지심(慕聖之心)이 있을 리도 없고 석전을 앞두고 지켜야 할 산재니 치재니 하는 것도 알 리가 없다. 석전을 앞두고 대성전에서 제관입재 고유례가 봉행됐다. 이날 고유례의 헌관을 총무처장이 맡았고 재계의를 마치고는 격려사까지 했다. 성균관 역사에서 없던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성균관장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헌관을 할 수 없었다면 수석부관장이나 상임부관장
조선일보는 지난 8월29일자 칼럼에 이한수 문화1부 차장의 “‘선비들이’ 권력을 잡을 때 생기는 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칼럼의 내용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해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등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추진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이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에 대해 다른 생각으로 비판하는 것이야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뜬금없이 선비를 들먹이는 게 영 어울리지 않는다. 이한수 차장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며 꼿꼿한 선비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선비라고 하니 장하성 정책실장이야 영예로운 일이겠지만 뭔가 내용이 이상하다. 이한수 차장은 이 정권 분들은 철학(이념)이 투철하다면서, 나라는 이념 실험하는 연구실이 아니니 신념 지키는 선비 노릇 하려면 학자로 돌아가면 된다고 썼다. 그러면서 철학의 투철함으로는 조선 선비 같은 고수(高手)가 없다며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의 사단칠정논쟁을 예로 들었다. 또한 심오한 철학도 권력과 만날 때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당대의 위험성을 간파한 지식인으로 남명 조식을 들고 공자의 말씀까지 거론했다. 이어 현실을 외면한 이념의 후예들이 권력을 쥐고 흔들다 맞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