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孔子)의 가르침 중 가장 으뜸이 되는 정치 철학은 정명(正名), 즉 "이름과 실재가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릇 종교라면 그 교리와 행위가 일치해야 하며, 스스로 내세운 진리 앞에 당당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 보여준 작태는 이름과 실체가 철저히 어긋난 양두구육(羊頭狗肉)이자,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자신들의 뿌리마저 부인하는 비겁한 '배교(背敎)'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27일, 통일교는 '정치적 중립 및 선거 관련 준법 지침'을 발표하며 모든 정치적 활동으로부터 거리를 두겠다고 천명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직후에 나온 조치다. 현재 한학자 총재가 구속 수감되어 재판을 받는 풍전등화의 위기 속에서, 사법적 칼날을 피하고 '어머니'를 구명하기 위한 얄팍한 꼬리 자르기임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 스스로의 경전을 부정하는 코미디 통일교의 정치 불개입 선언은 그들의 핵심 경전인 『원리강론』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들의 교리는 분명히 '지상천국(地上天國)' 건설을 창조 목적이자 구원섭리의 최종 목표로 명시하고 있다. 재림주가 지상에서 만왕의
지난 1969년 4월30일 창간호를 발행한 후 57년 동안 유교 종단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유교신문>은 이웃종단의 비슷한 제호를 가진 신문들과 마찬가지로 정부, 정치권, 언론계, 사회 각계각층에서 대부분 알고 있는 대표적인 종교언론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한국전통문화의 상당수가 유교문화에 바탕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유림과 일반 국민이 궁금해 하고 놓쳤던 사안들을 앞장서 보도하며 지난 시기 격동의 한국현대사는 물론 유교권, 유림사회의 안팎에서 일어난 주요 사안 및 사건도 지면에 충실히 담겼다. 오랜 세월에 걸쳐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및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의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온 본지의 과월호는 지금도 국가의 주요 정책을 수립하거나 유교, 역사, 철학 등을 전공하는 연구자들의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변화한 시대에 발맞춰 매일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인터넷판도 운영하는 와중에 어떤 이들은 유교권에 대한 좋은 소식만을 보도하고, 허물일 수 있는 내용은 되도록 감추자는 의견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선배유림들이 제정했던 ‘유교 현대화 3대 지표’인 유림조직의 대중화, 유교이론의 현대화, 선비정신의 실천화를 지면신문 맨 위쪽에 명시하고 있는 본
팔당댐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으로 이어지는 46.9㎞ 통합용수 관로가 기본·실시설계 단계에 들어갔다. 21세기 반도체 산업을 뒷받침할 ‘치수(治水) 공사’가 도면 위에 오르면서, 용인특례시 처인구 일대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도 주요 동력이 마련됐다. 이번 통합 관로 설계 착수는 단순한 토목 공사를 넘어선다. 반도체 산업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국가계획의 신속한 이행을 요구해 온 지자체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대규모 반도체 팹(Fab)이 제때 가동되기 위해서는 용수와 전력, 교통 등 기반시설의 적기 구축이 필수다. 이 과정에서 (당시 재임 중인) 이상일 시장은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에 필요한 용수와 전력 공급이 정부의 책임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용인시는 단순한 협조 요청을 넘어 국가 전략산업 기반시설의 이행 문제를 공론화하며 중앙정부에 적기 구축 필요성을 강하게 요구했다. 요순 시대 우(禹) 임금이 물길을 다스려 백성의 삶을 안정시켰듯, 오늘의 치수는 산업과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국가 과제가 됐다. 팔당댐에서 용인으로 이어질 물길은 반도체 생산시설을 움직이는 생명수이자, 용인 국가산단의 성패를 가를 핵심 기반이다. ◇ 치수(治水) 넘어 치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며, 그 과정은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특히 아이들의 미래와 가치관을 정립하는 교육 수장을 뽑는 교육감 선거라면 그 도덕적 잣대는 일반 정치 선거보다 훨씬 엄격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최근 경기도교육감 진보진영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안민석 예비후보의 부정행위 의혹은 경기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사태다. 안민석 후보가 다음의 세 가지 이유로 인해 더 이상 후보 자격을 유지할 명분이 없다고 판단하며,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한다. 첫째, 교육 총괄자로서 치명적인 ‘부정선거 의혹’이다. 지난 24일, 경기교육혁신연대 운영위원들은 안 후보 측의 선거인단 대리 등록 및 가입비 대납 의혹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주민등록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가 짙은 이번 사태는 교육적 양심으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부정과 편법으로 승리를 가로채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 어떻게 우리 아이들에게 ‘정직’과 ‘정의’를 가르치는 교육 수장이 되겠다는 말인가. 교육 수장의 첫 번째 덕목인 도덕성이 파탄 난 상황에서 그의 교육 정책은 어떤 신뢰도 얻을 수 없다. 둘째, 후보 사퇴를 하지 않을 경우 진보진영의 통합이 사
말 많고 탈 많았던 '9대 성남시의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학교폭력 피해 학생 지원 조례안이 정확히 소속 정당에 따른 표결로 부결되었다. 아이들을 위한 지원과 미래를 위한 투자에 있어서 정치 논리가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시민들 앞에 보여준 사건이다. 해당 조례안은 심의, 처벌과 관계없이 오로지 성남시민인 학교폭력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일상을 복지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성남시의회는 부결을 위한 근거로 “교육감의 권한” 및 “상위법과의 충돌”이라는 근거를 들었다. 또한 “피해 학생”에 대한 정의를 놓고 충돌했을 뿐만 아니라, 조례안 내용과 관계 없는 발의 의원에 대한 정치적 공격까지 등장했다. 우선, 조례안은 교육감의 사무를 침해하지 않으며, 아동, 청소년 등을 포함한 성남시민들의 복지를 위한 조례안은 지자체가 입법할 수 있음을 법제처가 공식 의견제시로 내놓았다. 행정안전부의 자치법규 담당 부서 역시 법제처의 해석을 인용하며 복지 차원의 입법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상위법인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4조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학교폭력 예방뿐 아니라 피해학생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
매년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을 맞이할 때면 기념일의 설렘보다 앞서는 것은 위기감이다. 오늘날 이상기후는 먼 나라의 통계나 미래의 경고가 아닌,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실존적 문제가 되었다. 무너진 계절의 경계와 빈번해진 자연재해는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와도 같다. 환경 보호는 더 이상 여유 있는 이들의 ‘선택’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이 걸린 절박한 과제다. 그동안 인류는 ‘성장’과 ‘풍요’라는 이름 아래 지구의 자원을 아낌없이 빌려 써왔다. 하지만, 그 대가는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숙제와 생태계 파괴라는 무거운 비용으로 되돌아왔다. 우리는 이 땅의 영원한 주인이 아니라, 잠시 머물다 다음 세대에게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할 ‘관리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파트너로 인식하는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 변화의 시작, 생활 속 ‘녹색 실천’ 캠페인 기후 위기를 저지하기 위한 변화는 거창한 구호가 아닌,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다. 이에, 대한환경총연맹을 비롯한 시민사회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환경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첫째, ‘탄소 다이어트’다.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더불어민주당 구리시장 후보 국민참여경선은 이미 끝났다.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신동화 후보와 안승남 후보의 결선이 치러졌고, 민주당은 20일 신동화 현 구리시의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이후 지역정가에서는 '신동화 후보가 65%, 안승남 후보가 35%를 얻은 것'으로 회자됐다. 격차는 30%포인트로 해석의 여지가 크지 않은 결과다. 그런데도 안승남 후보는 승복 대신 불복의 길을 택했다. 재심 청구에 이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 방송까지 이어가며 경선 과정의 문제를 거듭 제기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이의 제기 자체가 아니다. 방송에서 내놓은 일부 수치와 설명이 실제 결선 결과와는 다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30%포인트 차 패배가 알려진 상황인데도, 방송 흐름은 마치 승부가 뒤집힐 수 있었던 박빙 접전이었던 것처럼 받아들여질 여지를 남겼다. 이는 경선 결과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라기보다, 패배의 무게를 희석하려는 정치적 해석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정치인은 질 때 더 분명히 드러난다. 이겼을 때의 환호보다, 졌을 때의 태도가 그 사람의 정치적 품격을 말해준다. 패배를 인정하지 못한 채 당과 제도, 상대 후보를 향한 의혹 제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는 참가자들이 극한의 공포 속에서 아수라장이 된 순간 “이러다 다 죽어”라고 외치는 장면이 나온다. 허구의 대사이지만, 지금 중동을 바라보는 마음도 다르지 않다. 충돌이 길어질수록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전쟁은 늘 명분으로 시작되지만, 끝은 대개 통제 밖에서 무너진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이번 군사행동은 제한적 작전으로 설명됐다. 그런데 전쟁은 이름을 바꾼다고 성격까지 달라지지 않는다. 작전이라 부르든, 억제라 부르든, 무력이 오가는 순간 확전의 위험은 이미 시작된다. 파장은 결코 제한적이지 않다. 충돌이 길어질수록 먼저 무너지는 것은 전선이 아니다. 사람들의 일상이다. 병원과 학교, 시장과 가정이 흔들리고, 에너지와 물류, 금융과 외교 질서까지 함께 흔들린다. 중동의 불길은 더 이상 국경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국제사회 전체가 그 비용을 나눠 지게 된다. 문제는 단지 군사행동의 규모가 아니다. 절차와 통제의 문제다. 미국 헌법 제1조 8항은 전쟁선포권을 의회에 부여하고, 제2조 2항은 대통령을 군 통수권자로 규정한다. 또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은 대통령이 군사행동을 개시할 경우 48시
만세종사이신 공자께서는 “군자는 세 가지 경계하는 것이 있으니 어릴 적에는 혈기가 아직 안정치 않아서 경계함이 여색에 있고, 그 장성함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바야흐로 강성하니 경계함이 다툼에 있으며, 그 늙음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이미 쇠약하니 경계함이 얻음에 있다(子曰 君子有三戒 少之時 血氣未定 戒之在色 及其壯也 血氣方剛 戒之在鬪 及其老也 血氣旣衰 戒之在得)”고 말씀하셨다(『논어』 「계씨」). 혼란이 가중되던 춘추전국시대의 다양한 모습을 접한 공자께서 늙어서의 탐욕을 경계하신 것은 노욕(老慾, 나이 들면서 생기는 욕심)이 노추(老醜, 나이 들며 추하게 됨)가 되기 쉽기 때문이었다. 1945년 광복 이후 유교 종단을 조직화하고, 성균관을 복원하는데 앞장섰던 심산 김창숙 초대 성균관장은 초기의 열정과 올바름을 잃어 버리고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며 독재자의 길을 가던 이승만 대통령을 ‘독부(獨夫, 인심을 잃어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 외로운 남자)’라고 칭하며 사회의 주요 지도자 중에서 거의 최초로 하야를 요구했는데 1960년 3·15 부정선거 당시 1875년생이던 이승만 대통령은 8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구집권을 꿈꾸다가 4·19 혁명으로 권좌에서 물러났다. 이렇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DL이앤씨 직원의 볼펜형 카메라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4월 10일 입찰 마감 뒤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입찰서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현대건설 측이 문제를 제기했고, 조합은 절차를 한때 중단한 뒤 긴급 이사회를 열었다. 이후 조합은 DL이앤씨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시공사 선정 절차는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압구정5구역은 1397가구 규모, 사업비 1조5000억원 안팎의 대형 정비사업이다. 법적 책임과 세부 사실관계는 더 가려져야 한다. 실제 촬영이 이뤄졌는지, 어느 범위까지 문제가 있었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그렇더라도 이 사안을 단지 “입찰은 계속 간다”는 행정 절차의 문제로만 축소해선 안 된다. 강남구청이 개봉 뒤 조건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이유로 입찰 무효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윤리적 정당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법적으로 살아남는 것과 기업으로서 떳떳한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공자는 “비례물시(非禮勿視), 비례물동(非禮勿動)”이라 했다.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행하지 말라는 경계다. 정비사업 수주전은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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