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4 (금)

  • 흐림동두천 29.6℃
  • 흐림강릉 24.8℃
  • 구름많음서울 31.3℃
  • 흐림대전 30.5℃
  • 구름많음대구 31.6℃
  • 맑음울산 31.4℃
  • 구름많음광주 31.3℃
  • 맑음부산 29.9℃
  • 구름많음고창 31.5℃
  • 구름많음제주 30.1℃
  • 구름많음강화 28.8℃
  • 흐림보은 28.8℃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많음강진군 31.5℃
  • 구름많음경주시 33.4℃
  • 구름많음거제 29.9℃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폭염이 키운 화재 위험…소방청, 전국 화재위험경보 ‘심각’ 상향

수도권·전라권 일부에 생명 위협 수준 '폭염중대경보' 발효
하루 평균 화재 한 달 새 84건→117건…중대본 2단계 대응
인명 보호·화재 예방·전력·용수 관리 등 범정부 대응 체제로 전환
‘폭염119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 가동...가용 소방력 총동원

 

연일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기설비와 냉방기기 화재 위험이 급격히 커지면서 소방청이 전국 화재위험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소방청은 5일 오후 3시를 기해 전국 소방관서에 내려진 화재위험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높였다고 밝혔다. 전국 단위 화재위험경보가 심각 단계로 올라간 것은 울진·삼척 대형 산불 당시인 2022년 3월 이후 약 4년 5개월 만이다. 경보는 별도 해제 조치가 내려질 때까지 유지된다.

 

화재위험경보는 주의·경계·심각 등 세 단계로 운영된다. 심각 단계는 3개 이상 시·도에 다수의 기상특보가 동시에 발령되는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화재 발생과 확산 위험이 현저히 커졌을 때 내려진다. 이번 조치는 폭염 장기화로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고 전기설비 과부하와 과열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도권·전라권까지 ‘생명 위협’ 폭염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특히 서울을 비롯해 인천 일부와 경기 다수 지역, 전남 광양 등에는 최고기온 39도 또는 최고체감온도 38도 이상이 예상될 때 내려지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표됐다. 기상청은 이들 지역의 더위를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규정하고 필수 업무를 제외한 야외활동과 실외작업을 즉시 중단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

 

'폭염중대경보'는 기후위기에 따른 극단적인 고온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된 폭염특보의 최상위 단계다. 기존 '폭염경보'가 일 최고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되는 것과 달리, '중대경보'는 체감온도 38도 또는 실제 기온 39도 이상이 하루만 예상돼도 내려진다.

 

'폭염중대경보'는 지난달 영남권에서 먼저 발효됐다. 지난달 28일 기준 대구와 경북 경산·고령·경주, 경남 양산·김해·밀양·의령·창녕 등에도 중대경보가 발효됐다. 이후 극심한 더위의 중심이 수도권과 전라권으로 이동하면서 폭염 피해 우려가 사실상 전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폭염중대경보' 지역에서는 야외활동을 중단하고 냉방시설이나 무더위쉼터로 이동하는 한편, 독거노인 등 주변 취약계층의 안전을 즉시 확인해야 한다.

 

하루 평균 화재 84건에서 117건으로 증가

 

더 심각한 건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전국의 화재 발생 건수도 가파르게 증가 추세라는 점이다. 소방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9일까지 하루 평균 화재 발생 건수는 84.4건이었다. 그러나 폭염이 본격화한 지난달 10일부터 27일까지는 100.8건으로 19.4% 증가했고,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는 116.9건으로 다시 15.9% 늘었다. 7월 초와 비교하면 하루 평균 화재가 한 달 사이 약 38.5% 증가한 셈이다.

 

최근 5년간인 2021∼2025년 여름철에는 연평균 8천828건의 화재가 발생해 연간 전체 화재의 약 23.1%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는 평균 35% 수준으로 집계됐다. 여름철 냉방기기의 장시간 사용과 노후 전기설비의 과부하, 에어컨 실외기 주변에 쌓인 먼지와 가연물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폭염이 지속되면 전선과 배선기구의 온도가 높아지는 데다 에어컨과 선풍기, 냉장·냉동설비 등이 장시간 가동돼 전기설비에 평소보다 많은 부하가 걸린다. 여기에 실외기 통풍 불량과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 노후 배선 등이 겹치면 합선이나 과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소방관서장 지휘근무…가용 소방력 총점검

 

소방청은 지난 2일부터 ‘폭염119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화재위험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됨에 따라 전국 소방관서의 대응 태세도 한층 강화된다.

 

각 소방관서장은 지휘선상에서 근무하면서 소방차와 인력 등 가용 소방력과 출동 장비의 즉시 대응 상태를 점검한다. 대형 화재나 동시다발적인 화재 발생에 대비해 상황관리와 출동체계를 강화하고, 재난방송과 안전문자 등을 활용해 냉방기기와 전기설비 화재 예방수칙도 집중적으로 안내할 방침이다.

 

소방청은 사용하지 않는 전기기기의 전원을 차단하고, 에어컨 실외기 주변에 쌓인 먼지와 낙엽 등 가연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멀티탭에 여러 냉방기기를 동시에 연결하지 말고, 전선이나 플러그가 뜨겁게 달아오르거나 타는 냄새가 날 경우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정부, 폭염 위기경보 ‘심각’·중대본 2단계 가동

 

중앙정부도 폭염을 국가적 재난 상황으로 보고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7일 폭염 재난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이어 폭염이 장기화하자 지난 2일 오후 1시부터 중대본을 2단계로 상향했다.

 

중대본은 국장급 현장총괄관리관을 수도권과 경남 등 남부권에 파견하고, 전국에 현장상황관리관을 투입해 지방정부의 대응 상황과 지원 필요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중앙부처와 지방정부 간부급이 참여하는 현장점검도 지역별로 매일 또는 주 1회 이상 실시하도록 했다.

 

독거노인과 쪽방촌 주민,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안부 확인과 예찰을 강화하고, 무더위쉼터의 냉방기기 작동 여부와 접근성, 운영시간을 점검한다. 야외작업장에서는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농업인의 한낮 작업을 제한하도록 지도·감독하는 한편, 도로 솟음과 철도 레일 변형 등 기반시설 피해에 대한 안전점검도 강화했다.

 

정부는 폭염이 극심한 남부권을 대상으로 무더위쉼터 냉방비와 생수·쿨매트 등 취약계층 지원에 사용할 재난구호지원사업비 1억7천만 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가뭄까지 겹친 경남·경북 등에는 대체 수원 확보 등을 위해 재난안전특별교부세 57억5천만 원을 투입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4일 국무회의에서 현재 폭염 상황을 ‘국가 재난 사태’로 보고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야외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점검하고, 폭염쉼터 확충과 피해 지역에 대한 특별교부세 지원, 가뭄 농가 긴급 용수 공급, 냉방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 수급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폭염이 온열질환을 넘어 화재와 정전, 기반시설 피해로 번지는 복합재난 양상을 보이면서 당국의 대응도 인명 보호와 화재 예방, 전력·용수 관리가 결합된 범정부 대응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냉방기기 주변의 작은 이상 징후가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며 폭염이 끝날 때까지 생활 속 전기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