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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기고] 땅끝은 멀다. 그리고 멀어야 땅끝이다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다급한 순간 "해남!"을 외치는 장면을 보며 필자는 '해남을 이렇게 강렬하게 홍보해 주는구나' 하고 반가웠다.

 

그런데 누군가는 "왜 땅끝 해남이 멀다는 설정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오히려 의문이 들었다. 정말 땅끝은 가까워야 하는 것일까.

 

해남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생각보다 가깝습니다."

 

교통망이 좋아지고 접근성이 개선됐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과연 땅끝의 가치를 '가깝다'는 말로 설명하는 것이 맞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땅끝은 대한민국의 끝이다.

 

끝이라는 말에는 단순한 거리 이상의 상징이 담겨 있다.

 

가장 먼 곳을 향해 떠나는 여정, 그 끝에서 만나는 바다와 하늘,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생각하게 하는 공간이 바로 땅끝이다.

 

그래서 땅끝은 멀어야 한다. 멀기 때문에 특별하고, 멀기 때문에 신비롭다.

 

현실을 보더라도 해남은 결코 가까운 곳이 아니다.

 

서울에서 해남까지는 비행기와 KTX, 자동차를 갈아타며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반면 일본 후쿠오카나 제주도는 비행기로 30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시대다.

 

그렇다고 해서 해남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거리가 해남을 특별하게 만든다.

 

긴 시간을 달려 도착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과 감동은 가까운 여행지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경험이다.

 

세상에는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가는 곳이 있다. 땅끝도 그런 곳이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마음을 먹고 떠나야 비로소 만날 수 있는 목적지다.

 

굳이 "서울과 가깝다"는 말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

 

땅끝은 서울과 경쟁하는 공간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끝이라는 상징으로 기억되는 곳이다.

 

멀다는 것은 약점이 아니다. 오히려 해남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브랜드다.

 

땅끝은 멀다. 그리고 멀어야 땅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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