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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향교·서원

순천향교, 끊긴 ‘주현 사직 의례’ 복원 길 찾는다

이석우 사직대제 전수자 초청 강좌…사직단 역사·위판 규격·제례 절차 고찰

 

순천향교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단절된 주현 사직 의례의 올바른 복원 방향을 모색했다.

 

순천향교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명륜당에서 ‘주현 사직 의례 복원을 위한 의례 고찰’을 주제로 강좌를 열었다. 강의는 사직대제 전수자이자 석전전례사인 이석우 선생이 맡았다.

 

이날 강좌에는 원로 유림과 청년유도회 회원, 지역민 등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사직제의 역사와 의미를 살피고, 순천 지역 사직 의례를 어떻게 복원해야 할지 함께 고민했다.

 

사직(社稷)은 토지의 신인 사(社)와 곡식의 신인 직(稷)을 함께 이르는 말이다. 나라와 백성의 안녕, 풍년을 기원하던 국가 제례이자 농경사회의 근간을 상징한다.

 

이 선생은 사직제의 개념과 역사부터 도성 사직제와 지방 주현 사직제의 차이까지 폭넓게 설명했다. 주현 사직위판의 규격과 배치, 현재 남아 있는 지방 사직단의 모습도 100여 장의 시각자료를 통해 소개했다.

 

그는 “전국에 234개 향교가 있지만 향교가 주체가 돼 사직제를 봉행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며 “순천향교가 올바른 사직 의례를 이어가기 위해 계속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선생은 지난해 서울에서 답사단을 이끌고 순천을 방문했다. 올해 봄에는 순천향교 유림의 서울 사직단과 종묘 탐방을 안내하는 등 순천 유림과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순천향교에 따르면 순천 사직단은 일제강점기 지적도에 ‘사직사(社稷祠)’로 기록돼 있다. 옛 터는 향교 뒷산인 난봉산 자락, 용강서원 맞은편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방 이후 옛터에 복원해 유지하던 사직단은 1998년 향교 구내로 옮겨졌다. 해당 자리에는 현재 게이트볼장이 들어서 있다.

순천향교는 2005년 옥천서원 인근 임청정원 한편에 사직단을 다시 세웠다. 이후 해마다 봄과 가을 석전대제에 앞서 별도로 제관을 정해 사직제를 봉행하고 있다.

 

강좌에서는 사직제가 단순한 제례가 아니라 국가와 백성의 관계를 보여주는 유교적 통치 철학이라는 점도 다뤄졌다.

 

우리나라의 사직제는 삼국시대부터 국가 의례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조선 태조는 1394년 경복궁 서쪽에 사직단을 세웠고, 태종 6년에는 전국의 주·군·현에 사직단을 설치하도록 했다.

 

전국의 주현 사직단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상당수가 철거되거나 훼손됐다. 제단이 사라지면서 오랫동안 이어온 지역 제례와 향촌 공동체의 전통도 함께 단절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사직 의례를 온전히 복원하려면 관련 문헌에 대한 면밀한 고증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조오례의』와 『국조오례서례』, 『국조속오례의』, 『춘관통고』 등에 남아 있는 기록을 비교해 지역 실정에 맞는 의례를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의를 들은 송정화 순천향교 시임장의은 “사직단에 쌓인 한 줌의 흙은 단순한 흙이 아니다”며 “그 안에는 나라를 세우려 했던 선조들의 뜻과 백성의 삶을 지키려 했던 간절한 기원이 스며 있다”고 말했다.

 

정용태 씨는 “이번 강의를 통해 의례의 절차보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을 먼저 배웠다”며 “국왕이 사직에서 기원했던 국태민안(國泰民安)은 나라의 평안과 백성의 삶을 먼저 생각한 마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순천향교는 이번 강좌를 계기로 지역 사직단의 역사와 의례 절차를 면밀히 고찰하고, 주현 사직 의례를 지역의 살아 있는 전통문화로 계승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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