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8월 1일부터 상주직원용 유료 정기주차권 요금을 최대 129% 인상한다. 앞으로 단계적인 조정을 거치면 월 3만5,000원이던 장기주차장 정기권은 최대 11만 원까지 오르게 된다.
국토교통부 감사에서 무료 정기주차권의 과다 발급과 불균형한 배분, 사적 사용이 주차난의 원인으로 지적됐지만, 공사가 무료주차 구조는 그대로 둔 채 항공사와 입점업체 직원 등 유료 이용자의 부담부터 늘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8월 1일부터 장기주차장 정기권을 ‘일반’과 ‘장시간’으로 구분해 운영한다. 일반 정기권은 1회 주차시간이 48시간 이내인 이용자에게 적용되며, 요금은 기존 월 3만5,000원에서 5만 원으로 43% 오른다.
최대 10일까지 차량을 세울 수 있는 장시간 정기권은 월 8만 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요금과 비교하면 129% 인상된 금액이다.
이번 개편은 단계적 인상의 시작이다. 공사는 향후 일반 정기권을 월 7만 원, 장시간 정기권을 월 11만 원까지 올릴 계획이다. 장시간 정기권을 기준으로 하면 최종 인상률은 214%에 달한다. 단기주차장 정기권도 월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오른다.
공사는 상주직원의 장기주차를 줄여 회전율을 높이고, 여객이 이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주차난을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감사에서 지적된 무료주차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유료 이용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방식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원은 20분의 1인데 단기주차장 정기권은 9.5배
이번 논란의 핵심은 요금이 얼마나 오르느냐보다 누가 그 부담을 지느냐에 있다.
지난 5월 국토교통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사와 자회사, 공항입주기관 직원에게 무료 정기주차권을 발급해 왔다. 반면 항공사와 입점업체 직원에게는 월정액 방식의 유료 정기주차권을 적용했다.
업무 특성이나 실제 주차 필요성보다 소속 기관에 따라 무료와 유료가 나뉜 구조다. 특히 터미널과 가까워 이용 선호도가 높은 단기주차장 정기권 배분에서는 공사 직원에게 혜택이 집중된 사실이 감사에서 확인됐다.
제1여객터미널 상주근무자는 자회사 직원이 7,391명, 공사 직원이 374명으로 집계됐다. 자회사 직원이 공사 직원보다 약 20배 많지만, 단기주차장 무료 정기권은 공사 직원에게 1,289건, 자회사 직원에게 136건이 발급됐다.
공사 직원 수는 자회사 직원의 약 20분의 1에 불과했지만, 단기주차장 무료 정기권은 오히려 9.5배가량 많이 배정된 셈이다. 국토부는 공사가 공항 인근 청사에 별도의 직원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터미널과 가까운 주차장을 직원용으로 과도하게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정기권 3만1,265건 발급…하루 평균 이용은 5,134건
정기주차권이 실제 이용 수요보다 지나치게 많이 발급된 점도 감사 대상에 올랐다.
인천공항의 장·단기 주차장은 모두 3만6,971면이다. 당시 발급된 유·무료 정기주차권은 3만1,265건으로, 전체 주차면의 84.5%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발급 건수에 비해 실제 이용은 많지 않았다. 정기주차권의 하루 평균 사용 건수는 5,134건으로 확인됐다. 업무상 필요와 이용 실적을 충분히 따지지 않은 채 정기권이 광범위하게 발급됐고, 발급 이후에도 이용 여부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것이 감사 결과의 핵심이다.
무료 정기주차권을 사적으로 이용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2025년 한 해 동안 연가 중 정기권을 부정하게 사용한 사람은 1,017명으로, 모두 1,220건의 부정 사용이 확인됐다. 이들이 면제받은 주차요금은 약 7,900만 원에 달했다.
공사 직원 A씨는 휴가철 해외여행 등을 위해 차량을 22일 동안 세워 두고 55만 원의 주차요금을 면제받았다. 자회사 직원 B씨도 귀향을 목적으로 차량을 49일 동안 주차해 44만 원을 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가 지적한 문제는 무료 정기권의 존재만이 아니었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정기권을 발급하고, 이용 실적과 사적 사용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은 공사의 관리 부실이 주차난을 키웠다는 것이다.
“공사·자회사 무료주차는 개편 이후에도 유지”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8월 요금 개편 이후에도 공사와 자회사 직원에게 적용되는 무료주차 제도는 유지될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공항 종사자에 따르면 공사 직원 약 2,000명은 제1청사 주차장을 계속 무료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관리 자회사 직원 약 3,800명과 교통운영·보안 관련 자회사 직원 약 1만 명도 기존과 같이 장기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인원은 공항 종사자들의 전언을 토대로 한 수치로, 국토부 감사에 담긴 제1여객터미널 상주근무자 및 정기권 발급 현황과는 집계 대상과 범위가 다르다.
공사는 감사 이후 무료 정기권 수량을 줄이고 발급 기준과 부정 사용 제재를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문제로 지적된 정기권의 물량과 관리 기준은 일부 조정했지만, 소속에 따라 무료와 유료를 구분하는 기본 체계는 유지한 것이다.
결국 이번 요금 인상의 직접적인 부담은 항공사 승무원과 정비사, 지상조업사, 입점업체 직원 등 유료 정기권 이용자에게 돌아가게 됐다. 이들은 장거리 국제선과 심야 비행, 교대근무로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거나 차량을 장시간 세워 둬야 하는 경우가 많다.
요금이 오르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시간까지 제한되면서, 일부 종사자는 원거리 주차장과 터미널을 오가는 시간까지 추가로 감수해야 한다.
조종사협회 “장거리 비행 특성 외면”…자회사 노조도 반발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공사의 정기권 이용시간 제한과 요금 인상 방침이 승무원의 근무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협회는 “항공사 승무원이 선의의 피해자가 됐다”며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은 출근 직후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국제선이나 심야 비행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출국 전 준비시간과 비행, 현지 체류, 귀국 일정을 합하면 주차시간이 48시간을 넘기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도, 이를 일반적인 장기주차 수요와 동일하게 취급했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원거리 주차장 이용이 승무원의 피로를 높여 항공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승무원 전용 장기주차 구역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자회사 노동자들도 주차구역 조정에 반발하고 있다. 무료주차 자격이 유지되더라도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멀어지면 출퇴근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일부 자회사 노동자들이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버스나 셔틀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주차장을 이용하게 됐다며, 출근시간이 최대 40분가량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교대근무 노동자의 현실을 외면한 개편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감사는 무료주차를 겨눴는데 청구서는 유료 이용자에게
국토부 감사가 겨냥한 것은 무료 정기주차권의 과다 발급과 불공정한 배분, 사적 사용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공사의 관리 부실이었다. 공사가 보유한 별도 직원 주차장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채 터미널 인접 주차장에 무료 정기권을 집중한 관행도 개선 대상으로 지목됐다.
공사가 내놓은 처방은 감사의 지적과 방향이 달랐다. 무료 정기주차권의 발급 기준과 이용 구조를 전면적으로 재설계하기보다, 항공사와 입점업체 직원 등이 사용하는 유료 정기권의 요금과 이용시간을 조정하는 데 무게를 뒀기 때문이다.
공사와 자회사 직원에게 무료주차가 필요하다면 업무상 필요성과 발급 기준, 실제 이용 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주차난을 일으킨 구조는 남겨 둔 채 유료 이용자에게만 비용을 부담시키는 방식으로는 정책의 형평성과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본지는 이에대해 공사 측에 질의를 했음에도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공사 측 답변은 도착하는데로 별도의 기사로 송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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