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앱에서 광고성 정보 수신을 거부한 이용자에게 쿠폰 소멸 예정 알림이 한 달 넘게 발송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용자가 앱을 삭제한 뒤 다시 설치하고 관련 설정을 재차 확인했지만 알림은 멈추지 않았으며, 쿠팡 고객센터는 해당 이용자를 알림 노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안내하면서도 실제 적용까지 최대 2주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사업자가 이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제공한 쿠폰이나 마일리지의 발급·소멸 정보를 전송하는 경우 광고성 정보에 해당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해당 알림이 광고성 정보로 판단된다면 이용자의 수신 거부 의사가 쿠팡 내부 시스템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수신 거부 이후에도 광고성 정보가 전송됐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 광고 설정 모두 껐는데 “쿠폰이 내일 소멸됩니다”
제보자 A씨는 휴대전화를 교체한 지난 6월 10일 이후 쿠팡의 쿠폰 관련 푸시 알림을 지속해서 받아왔다고 밝혔다.
A씨가 제공한 화면에는 지난 7월 12일 오후 4시 37분 쿠팡이 보낸 ‘쿠폰명 [50000원 이상 장바구니]’라는 제목의 알림이 담겼다. 알림에는 A씨가 내려받은 쿠폰이 다음 날 소멸된다는 내용이 표시돼 있다.
A씨는 알림을 받은 뒤 쿠팡 회원정보와 앱 설정을 확인했다. ‘마케팅 목적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광고성 정보 수신’, ‘쇼핑혜택(광고성) 푸시 수신’ 항목은 모두 비활성화된 상태였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앱을 삭제한 뒤 다시 설치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A씨는 “광고성 정보와 쇼핑혜택 푸시를 모두 껐는데도 쿠폰 알림이 계속 왔다”며 “휴대전화를 교체한 이후부터 발생한 문제여서 기기 변경 과정에서 기존 수신 거부 정보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 다른 휴대전화에서는 광고 수신에 동의해야 알림
A씨는 다른 휴대전화에도 쿠팡 앱을 설치해 동일한 조건으로 자체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다른 휴대전화에서는 광고성 정보 수신에 동의한 경우 쿠폰 관련 알림이 나타났고,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같은 유형의 알림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제보자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시험 결과다. 본지가 쿠팡의 발송 시스템이나 다수 이용자를 대상으로 독립적인 재현 시험을 실시한 결과는 아니다. 다른 이용자에게도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지, 특정 계정이나 휴대전화 교체 과정에서만 나타난 오류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쿠팡이 앱 안에서 해당 알림을 광고성 쇼핑혜택 푸시와 연결해 운영하는지, 일반 안내성 알림으로 분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요구된다.
◇ “쿠폰 만료는 광고 아니다”라더니 “노출 제외에 최대 2주”
A씨는 지난 7월 10일부터 쿠팡 고객센터에 여러 차례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A씨가 제공한 상담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7월 13일 “이용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해당 알림에 대해 노출되지 않도록 제외 처리를 완료했다”고 답했다.
이어 “고객이 받아보는 실제 화면까지 적용되는 데 다소 시간이 소요돼 최대 2주까지 걸릴 수 있다”며 “해당 기간 이후에는 노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15일 고객센터와의 추가 통화에서는 이와 다른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상담사는 담당 부서가 ‘쿠폰 만료 알림은 광고가 아니다’라고 판단해 발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A씨가 다른 휴대전화에서 진행한 시험 결과를 제시하며 반박하자 상담사는 담당 부서로부터 정확한 발송 경위를 전달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알림을 두고 한쪽에서는 광고가 아닌 안내성 정보라고 설명하면서, 다른 답변에서는 노출 대상에서 제외했고 시스템 반영에 최대 2주가 필요하다고 안내한 셈이다. 쿠팡 내부에서 해당 알림의 성격과 수신 거부 처리 기준이 일관되게 관리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 일방 제공 쿠폰이라면 광고성 정보…발급 경위 확인 필요
이번 사안의 법적 판단은 A씨가 받은 쿠폰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KISA가 공개한 ‘불법스팸 방지를 위한 정보통신망법 안내서’는 사업자가 이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제공한 쿠폰·마일리지·적립금의 발급이나 소멸 정보를 전송하려면 광고성 정보 수신에 관한 명시적인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반면 이용자가 이미 구매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거래 이행을 위한 정보, 또는 구매 대가로 적립된 재산적 혜택의 소멸을 안내하는 정보라면 단순한 거래 안내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
따라서 A씨가 받은 ‘5만 원 이상 장바구니 쿠폰’이 상품 구매의 대가로 적립된 혜택인지, 쿠팡이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지급한 프로모션 쿠폰인지가 우선 확인돼야 한다. 현재 확보된 알림 화면만으로는 쿠폰의 구체적인 발급 경위를 확인하기 어렵다.
쿠팡 고객센터의 설명만으로 해당 알림이 광고가 아니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광고성 정보 여부는 쿠폰의 명칭이 아니라 발급 경위와 정보 전송의 실질적인 목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 ‘푸시 알림 허용’과 ‘광고 수신 동의’는 별개
휴대전화에서 쿠팡 앱의 알림을 허용한 사실만으로 광고성 정보 수신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KISA의 앱 푸시 광고 관련 안내는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와 휴대전화 운영체제에서 설정하는 ‘푸시 알림 승인’을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푸시 알림 승인은 앱에서 전송된 알림을 휴대전화 화면에 표시할지를 정하는 기기 설정이고,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는 사업자가 광고 목적의 정보를 보내도 된다는 별도의 의사표시다.
정보통신망법 제50조는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려면 수신자의 명시적인 사전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신자가 광고성 정보의 수신을 거부하거나 기존 동의를 철회한 뒤에는 해당 정보를 다시 전송해서는 안 된다.
기존 거래관계가 있는 이용자에게 일정 기간 광고성 정보를 보낼 수 있도록 한 예외가 있더라도, 이용자가 명시적으로 수신 거부 의사를 밝힌 경우에는 이를 적용하기 어렵다.
A씨가 제공한 알림 화면에서는 ‘(광고)’라는 표기도 확인되지 않는다. 해당 알림이 광고성 정보로 판단될 경우 광고 표시와 전송자 명칭, 수신 거부 방법 등 법정 표시 의무를 준수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보통신망법상 광고성 정보의 사전 동의와 수신 거부 관련 규정을 위반하면 최대 3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관련 신고는 KISA 불법스팸대응센터나 국번 없이 118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 개인정보 선택권 논란 이어진 쿠팡
이번 쿠폰 알림 문제는 최근 쿠팡을 둘러싸고 이용자 동의와 선택권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11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과 법적 근거 없는 개인정보 수집 등을 확인했다며 과징금 6246억8100만 원과 과태료 1680만 원을 부과했다.
개인정보위는 쿠팡이 약 1117만 명의 타사 웹·앱 활동기록을 법적 근거 없이 수집하고, 이용자의 맞춤형 광고 선택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쿠팡은 개인정보위 결정에 일부 사실관계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공식 의결서를 받은 뒤 행정소송 등 법적 구제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처분은 이번 쿠폰 알림 사안과는 별개의 사건이다.
방송통신위원회도 2025년 6월 이용자가 광고를 클릭하지 않았는데도 쿠팡 앱이나 홈페이지로 이동되는 이른바 ‘납치광고’와 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 하위 서비스의 개별 탈퇴 미지원 문제를 놓고 사실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번 사안이 단순한 알림 오류인지, 휴대전화 교체 과정에서 수신 거부 정보가 누락된 것인지, 쿠팡의 광고 동의 관리 체계에서 비롯된 문제인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본지는 쿠팡 측에 해당 쿠폰의 발급 성격과 광고성 정보 분류 기준, 수신 거부 상태에서 알림이 발송된 경위, 설정 변경 반영에 최대 2주가 필요하다는 안내의 근거, 다른 이용자에게도 유사한 현상이 발생했는지 등을 질의했음에도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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