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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도 손 들어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속 "지배구조 핵심지표 100% 충족" [법정문답]

기업지배구조보고서 15개 전 항목 이행…회사 측 “영풍·MBK와 차별화”

 

대법원이 영풍·MBK파트너스 측의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재항고를 기각한 가운데, 고려아연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준수율 100%를 달성했다. 회사 측은 법원이 주요 쟁점에서 고려아연 측 손을 들어준 데 이어,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과 주주권익 보호 노력이 지배구조 개선 성과로 이어졌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2일 ‘2025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핵심지표 15개를 모두 이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준수율 80%에서 1년 만에 전 항목을 충족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는 주주권리 보호, 이사회 독립성, 내부통제 체계 등 상장사의 거버넌스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고려아연은 지난해에도 핵심지표 준수율 80%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당시에도 업계 평균을 웃도는 수준의 지배구조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분석 기준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핵심지표 준수율은 54.3%였다.

 

올해 고려아연은 지난해 미충족 항목이었던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현금배당 예측가능성 제공 등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15개 전 항목을 모두 충족했다.

 

제52기 정기주주총회 소집은 개최일 29일 전인 2026년 2월 23일 공고했다. 주주들이 의안 내용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주총 개최일도 집중일을 피했다. 전자투표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도 병행해 주주 편의성을 높였다.

 

영문 주주총회 소집결의 공시도 진행했다. 회사 측은 외국인 투자자가 주총 관련 사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 접근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배당 절차도 바꿨다. 고려아연은 2025년 결산배당과 2026년 분기배당 과정에서 이사회가 먼저 현금 배당액을 확정하고, 배당 기준일을 그 이후로 정했다. 투자자가 배당 여부와 규모를 확인한 뒤 투자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 배당 정보의 비대칭을 줄였다는 취지다.

 

이사회 독립성과 다양성 강화도 주요 개선 사항으로 제시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사외이사가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도록 했다. 여성 사외이사 4명과 외국인 이사 2명을 포함해 다양성도 확보했다. 집중투표제 등 소수주주 권익 보호 장치도 도입했다.

 

이사회와 이사회 내 위원회, 개별 이사에 대한 평가도 실시했다. 회사 측은 평가 과정과 결과, 개선 사항을 공개해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번 지배구조 개선 성과는 영풍·MBK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고려아연은 수년째 이어진 적대적 M&A 시도 속에서도 이사회 중심 의사결정 체계와 주주권익 보호 장치를 강화해 왔다고 강조하고 있다.

 

법정공방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다. 최윤범 회장 측은 해외 계열사를 통한 지분 구조를 근거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의결권 제한을 주장해 왔다. 영풍·MBK 측은 이에 반발하며 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등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2일 영풍·MBK 측이 제기한 2025년 정기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재항고를 기각했다. 앞서 1심과 2심도 고려아연 측의 상호주 의결권 제한을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회사 측은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 판단까지 나온 만큼, 경영권 방어의 절차적 정당성이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법원이 세 차례에 걸쳐 주요 쟁점에서 회사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은 적대적 M&A에 대한 방어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3월 24일 열린 제52기 정기주총에서도 최 회장 측 이사 5인 선임안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이사회 구도는 재편됐다. 회사 측은 이를 주주총회 절차에 따른 정당한 결과로 보고 있다.

 

다만 분쟁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주총 결의와 관련한 본안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해외 계열사를 활용한 지분 구조가 공정거래법상 쟁점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법원이 이미 주요 쟁점에서 거듭 고려아연 측 입장을 받아들인 만큼, 향후 절차에서도 충분히 소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영풍·MBK 측은 경영권 방어 과정의 적법성 여부를 계속 따져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투자자 소통도 확대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외 투자자 컨퍼런스콜, 대면 미팅, 증권사 컨퍼런스 등 총 17회의 소통 자리를 마련했다. 담당 임직원뿐 아니라 필요할 경우 최고경영진이 직접 투자자를 만나 경영전략과 ESG 관련 사안을 설명했다.

 

감사기구의 독립성도 강화했다. 회사 측은 외부감사인과 감사위원회 간 별도 소통을 분기 1회 이상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인의 비감사용역에 대해서도 감사위원회 승인을 받도록 하고, 관련 결과를 공시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100% 충족은 주주와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 지배구조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수년째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는 영풍·MBK 측과 크게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은 전 임직원이 함께 노력해 이사회 중심의 투명한 의사결정과 주주권익 보호,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 체계 구축에 더욱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영권 분쟁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가장 강하게 시험하는 국면이다. 고려아연은 법정공방 속에서도 주주총회 절차, 배당 예측가능성, 이사회 독립성, 감사기구 운영 등 핵심 지표를 모두 충족했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특히 회사 측은 대법원까지 이어진 법원 판단을 통해 경영권 방어의 정당성이 확인됐고, 동시에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00% 충족으로 주주권익 보호와 투명경영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교(儒敎)가 중시하는 신의(信義)는 말과 행동, 원칙과 실천이 서로 어긋나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고려아연이 내세운 ‘투명경영’과 ‘주주권익 보호’가 지표의 성과를 넘어 실제 경영의 신뢰로 이어질지, 남은 법적 절차와 시장 평가가 그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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