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근택 더불어민주당 용인시장 예비후보 측이 언론에 배포한 일부 자료에 용인 선거사무소 명칭과 성남 소재 개인 법률사무소 주소가 함께 기재됐다는 보도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한스경제 보도와 캠프 측 설명 등을 종합하면, 현 예비후보 측이 언론에 배포한 복수의 자료에는 ‘더불어민주당 용인시장 예비후보 현근택 선거사무소’라는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료 하단에는 성남시 수정구 소재 ‘중원법률사무소’ 주소와 ‘대표 변호사 현근택’ 명의가 함께 표기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주소는 현 예비후보가 기존에 사용해 온 개인 변호사 사무실 주소로 해당 배체를 통해 보도됐다.
쟁점은 주소 기재 자체가 아니다. 선거사무소 명칭과 개인 법률사무소 정보가 한 장의 문서에 뒤섞인 경위, 그리고 그것이 유권자와 언론에 어떻게 읽혔는지가 핵심이다. 공식 자료 한 장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현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에 대해 “명백한 오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단순 표기 착오 또는 자료 해석의 문제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런데 해당 사안을 취재한 기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수신한 이메일 자료를 토대로 캠프 등에 사실관계를 문의해 취재한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보도 경위가 일방적 추정이 아니라 수신 문서와 확인 절차에 근거했다는 설명이다.
이 사안은 법 위반 여부를 단정하기보다 선거 캠프의 문서 관리와 공적 표기 책임 문제로 보는 시각이 있다. 선거 자료는 후보자의 공식 입장과 정체성을 외부에 전달하는 문서다. 표기 한 줄도 유권자에게는 캠프의 관리 수준으로 읽힌다.
공직선거법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도 적용되며, 선거운동기구 설치와 관련한 기준을 두고 있다. 제61조는 후보자와 예비후보자의 선거사무소 등 선거운동기구 설치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주소 표기만으로 위법 여부를 곧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해당 장소가 선거사무소처럼 사용됐는지, 유권자 오인 가능성이 있었는지, 반복성과 고의성이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치의 영역에서 법적 판단과 도덕적 책임은 같은 선상에 놓이지 않는다. 위법이 아닐지라도, 공적 문서가 혼선을 불러왔다면 그 경위와 관리 책임은 별도의 무게로 남는다.
여기서 유교의 화두를 빌리지 않을 수 없다. 공자는 논어 자로편에서 정명(正名)을 말했다.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하지 않고, 말이 순하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名不正則言不順 言不順則事不成)”는 것이다. 선거사무소라면 선거사무소답게, 법률사무소라면 법률사무소답게 그 이름과 실질이 맞아야 한다. 명칭과 주소, 직함과 역할이 한 장의 자료에 뒤섞일 때 정명은 흔들린다.
신뢰의 무게는 더 무겁다. 논어 안연편에서 자공이 정치를 묻자 공자는 식량(食), 군대(兵), 신뢰(信) 세 가지를 들었다. 부득이 버려야 한다면 군대와 식량을 차례로 버리되, 신뢰만은 끝까지 남겨야 한다고 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정치의 마지막 보루는 무력도 자원도 아닌 백성의 믿음이라는 가르침이다.
이 가르침은 추상적 구호가 아니다. 일찍이 진(秦)의 상앙(商鞅)은 변법을 시행하며 도성 남문에 나무 한 그루를 세웠다. 이를 북문으로 옮기는 자에게 상금을 주겠다 했고, 옮긴 자에게 즉시 약속한 상을 내렸다. 이른바 ‘사목지신(徙木之信)’이다. 나무 한 그루의 약속을 지킴으로써 국법의 신뢰가 섰다. 작은 표기 하나, 사소한 약속 하나가 결국 큰 신뢰의 기둥이 된다.
거꾸로 말하면, 공적 자료 한 장의 모호함은 그 자체로 신뢰의 균열이 된다. 유권자는 거창한 공약 이전에 작은 표기에서 후보의 태도를 읽는다. 캠프가 자료의 명칭과 주소를 정확히 정리하지 못한다면, 정책과 비전의 신뢰는 그 다음 순위로 밀린다.
공자는 또 “지나치고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을 일러 참된 허물이라 한다(過而不改 是謂過矣)”고 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실수의 무게는 ‘이후의 태도’에서 결정된다. 오보라면 그 근거를 분명히 제시해 의혹을 거두어야 하고, 보도가 수신 자료에 근거한 것이라면 캠프는 표기 경위와 자료 관리 체계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정치는 말과 문서로 책임을 세우는 일이다. 침묵은 의혹을 키우고, 변명은 신뢰를 갉아먹는다. 반면 정직한 해명은 논란을 줄이고, 책임 있는 시정은 신뢰를 회복시킨다. 정명과 무신불립, 사목지신의 가르침이 한 장의 보도자료 위에서 다시 묻고 있는 것이다.
현 예비후보 캠프가 이번 사안을 단순 ‘오보’ 주장에 그치지 않고 자료 작성·배포 경위, 주소 표기 기준, 재발 방지 방안을 명확히 제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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