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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재건축 한복판의 수상한 거래들… 시공사 선정 뒤 철거업체는 왜 움직였나 [현장리포트]

시공사 선정 전후 조경수 거래·철거 이권 의혹 제기… 가격 적정성·자금 흐름 검증 필요

 

서울 강남구 압구정 재건축 사업장을 둘러싸고 시공사 선정 전후 조경수 거래와 철거업체 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압구정 재건축은 사업 규모와 상징성으로 인해 시공사 선정 때마다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곳이다. 이러한 현장에서 조경수 거래와 철거 이권이 하나의 흐름으로 맞물렸다는 제보가 이어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 시공사 선정 전후의 '연결고리'… 우회 보상 구조인가

 

의혹의 핵심은 시공사 선정 이후 특정 조합장 측 사업체에 이익이 돌아가는 거래 구조가 존재했느냐는 점이다. 복수의 제보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 측 신 모 임원과 마감재 브로커 박 모 씨가 조합장 측에 우회적 이익을 제공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 구체적인 수법으로 거론되는 것이 조경수 매입이다.

 

제보자들은 해당 거래가 통상적인 시장가격을 넘어선 수억 원 규모로 이뤄졌으며, 그 배경에 시공사 선정 이후의 보상 또는 관계 정리 성격이 깔려 있다는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이 과정에 철거업계 관계 업체들과 건설사 인사, 브로커가 함께 거론되고 있어 단순한 조합 내부 갈등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 KREI 시세와 비교해 보니… "수억 원대 거래 실체 규명돼야"

 

조경수 거래는 수종과 수령 등에 따라 가격 적정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2025년 임업관측 자료에 따르면, 소나무 조형 6m급은 1,274만 원, 소나무 장송 11.5m급은 1,025만 원 수준(도착도 가격 기준)으로 조사됐다.

 

반면 제보된 거래 규모가 수억 원대에 달한다면, 이는 일반적인 시세와 큰 차이가 있다. 의혹의 대상인 조합장 측 조경업체는 주력 분야가 소나무이며 연 매출이 약 1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따라서 수억 원대의 단일 혹은 소수 거래가 실제 존재했다면 거래 상대방과 계약 구조, 세금계산서, 실물 이동 경로 등이 투명하게 검증되어야 한다.

 

◇ 법적 쟁점과 조합원 피해 우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32조는 조합 임원 등이 계약 체결과 관련해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거나 제공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제135조).

 

선정 과정에서 부당한 거래가 있었다면, 그 부담은 결국 조합원 분담금이나 사업비로 전가된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시공사 선정 이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이익이 이동했는지, 그 과정이 정상적인 계약과 회계 절차를 따랐는지에 있다.

 

◇ 본지 수차례 반론 요청에도 묵묵부답… "법적 대응"만 되풀이

 

본지는 관련 의혹에 대해 조합장 측에 문자메세자를 통해 질의서를 보내고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질문에는 조경수 거래 규모, 가격 산정 기준, 실물 이동 경로, 그리고 철거업체와의 관련성 등이 포함됐다.

 

그럼에도 조합장 측은 핵심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피한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 과거 유사 사례나 타 언론사의 취재 과정에서 또한, 조합 측은 법무법인을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거나, 기사화할 경우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로 취재진을 압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大學)에 이르기를 '물유본말 사유종시(物有本末 事有終始)'라 했다. 만물에는 본말이 있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는 뜻이다. 재건축의 본령은 낡은 집을 허물고 이웃이 함께 살 새 터전을 닦는 일이지, 누군가의 사사로운 이권을 채우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압구정 재건축은 단순한 건설 현장이 아닌 우리 사회 정비사업의 상징적 지표다. 이곳에서조차 투명함이 흐려지고 공정함이 의심받는다면, 이는 비단 한 조합의 문제를 넘어 도덕적 해이가 정비사업 전반을 잠식하고 있다는 경종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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