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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미니 총선’ 대진표 윤곽… 수성(守城)의 시험대에 선 거대 야당

공천 갈등·자당 책임론·지방선거 연동 효과… 민주당, 민심 방어전 본격화

 

“창업(創業)은 무릇 쉽고, 수성(守城)은 진실로 어렵다(創業易 守成難)”

 

《정관정요(貞觀政要)》에 전하는 이 말은 권력을 얻는 일보다, 그 권력을 바르게 유지하고 지켜내는 일이 더 어렵다는 뜻이다.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현주소도 이 ‘수성의 지난함’을 떠올리게 한다.

 

정치권의 시선은 빠르게 재보선 공천으로 옮겨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광역단체장 공천을 상당 부분 마무리한 데 이어, 5월 첫째 주 전후로 재보선 후보군도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번 선거는 단순히 지역 일꾼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 지방 권력 재편과 국회 의석 보완이 함께 이뤄지는 만큼, 현 정치 구도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함께 띠고 있다.

 

◇ 최대 두 자릿수 ‘미니 총선’… 자당 책임론 속 고단한 방어전

 

이번 6·3 재보궐선거는 현재 일부 선거구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방선거 출마에 따른 의원직 사퇴와 경선 결과 등이 맞물릴 경우,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자릿수 재보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실상 전국 민심의 풍향계를 읽을 수 있는 ‘미니 총선’급 선거로 번질 수 있다는 의미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대목은 거론되는 지역 상당수가 자당 출신 인사들의 단체장 출마 또는 지역구 공백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경기 하남갑, 인천 연수갑, 부산 북구갑, 울산 남구갑, 광주 광산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을, 충남 공주·부여·청양 등은 핵심 승부처로 거론된다.

 

여당은 이를 ‘자당 책임론’으로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으로서는 공격보다 방어의 성격이 강한 선거다. 기존 기반을 지켜내야 하고, 동시에 공석 발생에 따른 정치적 책임론도 막아야 한다. 이 수성전에서 밀릴 경우, 그 결과는 곧바로 당 지도부를 향한 민심의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

 

◇ 수도권과 중원의 표심, 그리고 화이부동(和而不同)의 과제

 

가장 뜨거운 전장은 수도권과 충청권이다. 인천 연수갑과 계양을, 경기 안산갑과 하남갑, 평택을 등 수도권 핵심 벨트는 선거 전체의 흐름을 가를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충청권 역시 여야 모두 물러서기 어려운 중원이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새겨야 할 고전의 지혜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군자의 도리다. 공천은 본래 공적 추천이어야 한다. 그런데 후보 압축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나 특정 세력 중심 논란이 불거질 경우, 공천은 곧바로 사천(私薦)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수도권 중도층은 공천 잡음에 민감하다. 후보의 경쟁력보다 절차의 공정성이 흔들려 보이면 표심은 빠르게 움직인다. 투명한 기준과 납득 가능한 절차를 세우는 일이야말로 흩어진 민심을 다시 모으는 첫걸음이다.

 

◇ 지방선거와 재보선의 연동… 시너지인가, 동반 부담인가

 

이번 선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지방선거와 재보선의 연동 효과다. 하남갑은 경기지사 선거, 부산 북구갑은 부산시장 선거, 공주·부여·청양은 충남지사 선거와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광역단체장 후보와 국회의원 재보선 후보가 같은 지역 정치 지형 안에서 함께 평가받는 구조다.

 

도지사·시장 후보가 일으키는 바람이 재보선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반대로 어느 한쪽의 악재가 지역 전체 판세를 흔들 수도 있다. 선거는 따로 치러지지만 민심은 분리되지 않는다. 결국 인물론과 지역 맞춤형 공약이 얼마나 정교하게 결합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 군주민수(君舟民水), 성난 민심의 파도를 경계하라

 

“백성은 물이요, 임금은 배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성나면 배를 뒤집기도 한다”

 

순자(荀子)의 경고는 오늘의 정치에도 유효하다. 민심은 정치세력을 떠받치는 힘이지만, 오만과 무책임 앞에서는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다.

 

거대 야당이 이번 6·3 선거를 앞두고 가장 경계해야 할 것도 오만함이다. 눈앞의 선거 공학이나 계파의 이해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고물가와 저성장 속에서 흔들리는 지역민의 삶을 어떻게 보듬을 것인지, 무너져가는 지방 경제의 생태계를 어떤 비전으로 다시 세울 것인지 답해야 한다.

 

대진표의 윤곽이 그려지는 지금, 유권자들은 출마자의 이름표만 보고 있지 않다. 그 뒤에 놓인 정치적 명분과 도덕성, 그리고 책임의 태도를 함께 저울질하고 있다.

 

수성은 숫자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의석을 지키는 일보다 어려운 것은 민심의 신뢰를 지키는 일이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그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지, 6·3 민심의 물결이 그 답을 가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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