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9년 4월30일 창간호를 발행한 후 57년 동안 유교 종단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유교신문>은 이웃종단의 비슷한 제호를 가진 신문들과 마찬가지로 정부, 정치권, 언론계, 사회 각계각층에서 대부분 알고 있는 대표적인 종교언론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한국전통문화의 상당수가 유교문화에 바탕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유림과 일반 국민이 궁금해 하고 놓쳤던 사안들을 앞장서 보도하며 지난 시기 격동의 한국현대사는 물론 유교권, 유림사회의 안팎에서 일어난 주요 사안 및 사건도 지면에 충실히 담겼다.
오랜 세월에 걸쳐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및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의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온 본지의 과월호는 지금도 국가의 주요 정책을 수립하거나 유교, 역사, 철학 등을 전공하는 연구자들의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변화한 시대에 발맞춰 매일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인터넷판도 운영하는 와중에 어떤 이들은 유교권에 대한 좋은 소식만을 보도하고, 허물일 수 있는 내용은 되도록 감추자는 의견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선배유림들이 제정했던 ‘유교 현대화 3대 지표’인 유림조직의 대중화, 유교이론의 현대화, 선비정신의 실천화를 지면신문 맨 위쪽에 명시하고 있는 본지는 심산 김창숙 초대 성균관장을 비롯한 당시 어른들이 1945년 광복 이후 전국적인 유림조직을 만들고 성균관을 복원하며 염원했던 ‘유교 종단의 발전’과 ‘유림의 화합’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무법, 위법, 편법, 불법, 멸법(蔑法) 행위 등에 대해서는 정문일침(頂門一鍼)을 놓는 일을 게을리할 수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지는 지난 2년여 동안 성균관 지도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선배유림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종헌과 제규정을 마음대로 바꾸거나 마치 없는 것처럼 숨기는 모습부터 국가로부터 위탁받은 국유재산인 유림회관에 대해 국유재산법 등을 정면으로 어기고, 때로는 성균관의 장래에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비밀서류 등을 몰래 작성해 준 사례 등을 보도해 왔다.
지난 제35대 성균관장 선거 당시에도 ‘취임한 지 불과 두 달도 안 된 2023년 5월31일의 총회에서 「유림직책 사퇴확인서 제출」이라는 성균관장 입후보의 기본 조건을 몰래 삭제했던 사실’이 드러났던 것처럼 성균관 지도부는 유림회관에 대해서도 임대보증금 탕진, 불법 전대 의혹, 회계 부정 등을 마음대로 벌여 왔다.
어디에 돈을 쓰고 있는지 제대로 밝히지도 않은 채 ㈜명륜당에게 거액을 빌리고, 2024년 12월18일에는 무려 12억 500만 원을 241개월(=20년 1개월) 동안 매월 500만 원씩 갚겠다는 서류를 작성해줌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재정이 취약한 성균관의 후임 관장과 후속 세대들이 유교문화 진흥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해야 하는 미래의 자금까지 족쇄를 채워 지금의 우리 유림들을 ‘후배에게 빚만 남겨준 못난 선배’로 만들었다.
지금이라면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겠지만 뜻있는 선배유림들이 몇억 원, 1억 원, 몇 천만 원씩 내서 어렵게 마련한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언덕의 1만 평 땅에 대해서도 120% 금액으로 전부 근저당을 잡혀 누군가가 갚지 않으면 다시는 성균관으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집행부의 무법과 독단을 견제해야 할 감사와 중앙종무위원들은 집행부가 하는 말을 그저 믿으며 지금까지 벌어진 온갖 비위 및 배임 행위의 ‘문지기’ 역할을 하였고, 감언이설에 속아 인감증명서를 무더기로 내준 행위는 유교적 정의[義]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관리 감독의 주체인 국가유산청(舊 문화재청)의 태도이다.
성균관의 국유재산법 위반과 불법 용도변경, 회계 부정 등을 인지하고 시정 명령을 내리기만 한 채 전혀 개선되지 않는데도 오로지 눈을 감고 기다려주기만 하니 이렇게 친절한 정부조직이 어디에 있는가.
국민의 자산인 성균관 유림회관이 불법적인 방법들을 통해 사적인 빚 탕감의 도구로 전락하도록 방치한 것은 국가유산청의 책임이고, 그로 인해 국가와 유교 종단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현실은 담당자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올해 말로 예정된 위탁계약 종료일이 다가오며 ‘재위탁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한데 국유재산법에서는 ‘수탁자는 재산을 성실히 관리해야 하며 사적인 이익을 위해 이를 전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예식장, 음식점, 한복점, 미용실 등의 입주업체에게 돌려줄 보증금을 거의 다 써버린 성균관은 수십 명의 부관장 직위를 남발하여 돈을 마련해 보려는 듯한데 유림도 아니고, 『논어』 한 번 제대로 본 적도 없으며, 무엇보다도 가문의 영광이었던 부관장 직위가 그저 돈으로 받게 만든다면 누구의 존경을 받을 수 있겠는가.
지난 1976년 창립되어 올해 50주년을 맞은 성균관청년유도회중앙회가 최종수 성균관장을 서울혜화경찰서에 고소하고 국가유산청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감사원 감사청구, 국민권익위원회 부패신고라는 법적 배수진에 나선 것은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유교 종단 자체가 완전히 무너질 수 있겠다’는 위기감의 발로다. 국민들이 존경하고, 전국 유림이 자랑스러워하던 성균관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공적 자산을 마치 개인의 소유물처럼 마음대로 하는 ‘야합 집단’을 뿌리 뽑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국민의 공복으로서 부패와 부정을 발본색원해야 하는 임무를 가진 수사 및 조사기관들은 국유재산 관리권을 남용하여 국가와 단체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권력형 배임’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여 다시는 유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우리 민족의 자부심이자 전국 유림의 공공 자산인 성균관에 대해 이뤄진 지난 몇 년간의 난도질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정정당당하게 공개하며, 신상필벌이 이뤄져야 유림이 살고, 유교가 살고, 대한민국의 정의가 산다.
썩어가는 대들보로 인해 사상누각이 되어버린 지금의 성균관을 방치한 채 우리 유교가 앞으로 나아갈 방법은 없다. 거짓으로 진실을 덮으려는 썩은 존재들에게는 정수리에 침을 놓아서라도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올해 1월1일자 신년호 사설 「‘정본청원’의 병오년이 되기를 소망한다」에서 본지는 근본을 바로 세우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뜻으로, 상식이 통용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든다는 의미를 담은 ‘정본청원(正本淸源)’이 가장 어울리는 듯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그 길을 제대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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