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의 수술 관여와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의혹으로 기소된 Y병원 K병원장 사건의 1심 재판이 핵심 증인신문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재판의 핵심은 수술실 안에서 실제 의료행위가 누구에 의해 이뤄졌는지다. 진료기록부와 수술기록지가 사실대로 작성됐는지, 병원 내부 관리 책임이 어디까지 인정될 수 있는지도 주요 쟁점이다.
이 사건은 Y병원과 K병원장 등을 둘러싼 대리수술·유령수술 의혹에서 출발했다. 검찰은 비의료인이 수술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함께, 집도하지 않은 수술을 집도한 것처럼 진료기록부 등을 작성했다는 혐의로 고 병원장 등을 불구속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수사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건의 쟁점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의료기기 업체 영업사원 등 비의료인이 수술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다. 다른 하나는 실제 집도의와 진료기록상 기재 내용이 일치하는지 여부다.
앞선 보도에서는 간호조무사와 의료기기 영업사원 등 비의료인이 드릴을 이용해 환자의 뼈에 구멍을 뚫거나, 인공관절·핀 고정 등 수술 과정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진술의 신빙성과 실제 사실 여부는 재판부 판단을 통해 가려질 부분이다.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의혹도 재판의 중요한 축이다. 검찰은 집도하지 않은 수술을 집도한 것처럼 진료기록부와 수술기록지, 마취기록지 등에 기재했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일부 기록 문제와 관련해 전산 시스템 교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유교신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재판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공소사실과 쟁점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소명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최근 재판에서는 증인 채택과 사실조회 기관 선정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과 증거 확보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경찰관을 증인으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리수술 의혹이 제기된 환자 관련 증인신문을 통해 공소사실을 보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변호인 측은 공소사실과 다른 사실관계가 있다며 수술 과정과 기록 작성 경위 등을 증인신문을 통해 다투겠다는 방침이다.
병원 수간호사와 진료기록실장, 이른바 전산실장도 주요 증인으로 거론된다. 이들은 병원 내부 업무와 진료기록 관리 체계를 파악하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향후 증언 내용은 비의료인 수술 관여 여부와 진료기록 관리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검찰은 이들의 증언을 통해 수술 과정과 진료기록 관리 실태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변호인 측은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수술 개입 의혹과 진료기록 작성 문제에 대해 공소사실과 다르게 볼 부분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겠다는 취지로 대응하고 있다.
사실조회 기관 선정을 둘러싼 논의도 재판의 변수로 떠올랐다. 법정에서는 대한정형외과학회와 전문병원협회, 보건복지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 전문기관의 적정성을 두고 양측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사실조회 기관의 중립성과 전문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 전문성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피고인 측과 직·간접적 관련성이 있는 기관이 사실조회 주체가 될 경우 신빙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쟁점으로 거론됐다.
이 대목은 이번 재판의 성격을 보여준다. 단순히 의학적 전문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술실 내 역할 분담과 기록 작성의 진실성, 그리고 이를 판단할 기관의 공정성까지 함께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수술 등 침습적 의료행위는 면허를 가진 의료인이 수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해 왔다. 특히 드릴 사용, 핀 삽입, 인공관절 고정처럼 환자 신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단순 보조와 구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법원이 비의료인의 관여 범위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중요하다. 수술실 안에서 이뤄진 행위가 단순 보조였는지, 의료인의 면허 범위를 침범한 행위였는지가 1심 판단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진료기록 문제 역시 가볍지 않다. 의료기록은 단순한 행정 문서가 아니다. 환자의 치료 과정과 책임 소재를 확인하는 기본 자료다. 실제 수술 과정과 기록이 어긋났는지 여부는 의료법 위반 판단뿐 아니라 환자 신뢰와도 직결된다.
유학에서 말하는 정명(正名)은 이름과 실질이 서로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수술실의 역할도, 진료기록의 이름도 그 실질과 맞아야 한다. 누가 수술에 관여했는지, 누가 기록상 집도의로 남았는지, 병원은 이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분명히 가려져야 한다.
다만 형사재판에서 모든 의혹은 증거로 입증돼야 한다. 피고인 측 반론도 같은 무게로 심리돼야 한다. 현재 단계에서 대리수술이나 허위기록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으며, 최종 판단은 재판부 몫이다.
향후 재판에서는 비의료인의 수술 관여 여부, 진료기록 작성의 적정성, 전산 오류 주장, 병원 내부 관리 책임, 사실조회 기관의 판단 등이 주요 쟁점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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